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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l Issue

한반도 정세변화 예고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러시아를 비공식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방중 3개월 만에 러시아를 방문함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 위원장은 23일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2년 극동지역을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과 만난지 9년 만이다.

북러 정상회담은 양측 모두에게 요긴한 카드다. 지난 몇년 간 북러 관계는 북중 관계와 비교해 긴밀함이 덜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국을 7차례나 방문한 반면 러시아 방문은 이번이 세번째다.

북한은 강성대국 진입을 일년 앞두고 중국에 치우친 외교관계를 다변화함으로써 러시아와의 지원과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러시아도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위해 북한과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북러 대화는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일단 양측은 경제 협력 문제를 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부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등의 사업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동시에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과 에너지 지원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가 북핵문제 등 정치외교적 사안에 대한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가느냐도 관심사다.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논의과정은 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반면 러시아는 논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한국측 입장과, 조속한 6자회담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북한측 입장 가운데서 중재자적 역할을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일단 이번 기회를 계기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남·북·러 경제협력에 적극적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일정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 이후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올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부설 협의에 큰 진전이 있을 경우 정치·외교적 문제에 대한 남북대화에 급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북러관계 개선이 우리 정부에게는 6자회담 재개 논의 과정에서 또다른 압박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사전조치를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한미일과,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주장하는 북중러 사이에서 팽팽한 대립구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대화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면 논의의 주도권이 한국 정부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로 넘어가게 될 우려가 있다.

또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정권교체기가 다가오면서 어떻게든 북핵문제에 대한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6자회담 당사국 사이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자회담의 조기 재개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힘을 잃고 각국의 국내정치 상황에 따라 조속한 회담 재개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외교 당국은 북러가 이번 정상회동을 통해 어느 정도의 관계 개선을 이루는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남북대화와 4강외교 전략을 가다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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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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